한의사 이정택의 한방 남성의학 ⑬
이정택 한의사 | |
같은 결석질환 중에서도 요로결석이나 담낭결석에 비해 전립선결석은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전립선결석은 전립선조직에 석회 결정이 침착되어 나타나는 현상인데, 남성이 나이가 들며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서 전립선이 커지며 조금씩 석회화되기 때문에 중장년에서 약간의 석회화 소견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서 뚜렷하게 석회화가 진행되거나, 커다란 결석이 생긴 경우 결국에는 전립선의 염증으로 이어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거꾸로, 전립선의 염증이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 전립선의 석회화가 빨리 이루어진다. 만성전립선염과 전립석결석은 서로 악순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셈이다.
결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소변을 비롯한 체액은 정상적으로는 그 구성 성분을 녹여서 액체 상태에 머무르게 하지만, 체액량에 비해 해당 구성 성분이 너무 많아지면 모두 녹이지 못하고 남은 부분이 고체로 결정화된다. 인체에서는 주로 칼슘, 수산염, 인산염 등이 결정화되어 결석을 형성한다. 이런 성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 이들을 녹일 체액의 양이 부족하거나, 대사 이상으로 이들의 용해와 배설에 문제가 생길 때 결석이 만들어진다. 유전되는 가족력도 주요하게 작용하며, 물 섭취가 적고 땀을 많이 흘리는 등의 환경 요소가 겹치면 이른 나이에도 결석 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다.
뚜렷한 결석을 동반하는 만성전립선염의 경우, 특징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전립선염으로 인한 하복부와 회음부의 통증이 불쾌감이나 이물감에 그치지 않고, 송곳에 찔리는 것 같은 혹은 칼에 베이는 듯한 격통이 갑자기 찾아온다. 하던 일을 멈추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으며, 그 여파는 짧으면 몇 초에서 길면 시간 단위로 지속되기도 한다. 통증이 없을 때에는 거짓말처럼 아무렇지 않다가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통증이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만성전립선염 혹은 만성골반통증증후군과 전립선결석의 상관관계는 예전부터 계속 제기된 바 있다. 작은 결석이 넓게 분포할 경우 염증성 변화의 위험은 적지만, 크기가 크고 성상이 거친 결석은 전립선염의 연관성이 높다는 점, 또한 전립선에 결석이 없는 쪽보다 있는 쪽이 유병 기간이 길고 세균 검출 확률 및 백혈구의 수가 높다는 점 등이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한의학적으로 전립선결석은 석림(石淋), 사림(沙淋) 등으로 분류되며 예로부터 여타 유형의 전립선염과는 구별되는 치료의 대상이었다. 치료의 목표는 단계별로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이미 형성된 결석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결석을 서서히 용해시키는 약재를 이용하여 결석의 크기를 줄여 배출이 용이하도록 한다. 두 번째로 결석의 배출 작용을 돕는 것이다. 전립선 조직 안쪽에 생긴 결석은 배출이 쉽지 않으나, 선조직의 괄약운동을 활발하게 촉진하면 묽어진 결석의 배설을 도울 수 있다. 세 번째로 결석으로 인한 조직손상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것이다.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진 결석은 통증과 함께 점막에 손상을 입히고 심하면 출혈(혈뇨)을 유발할 수 있다. 결석의 크기를 충분히 줄이고 배출이 이루어진 후에는 손상된 점막을 재생하고 부어오른 조직의 부종을 소실시키는 치료를 해야 효과적으로 염증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대사 이상으로 결석 질환을 자주 앓는 환자는 1~2년에 1회 정도 정기적으로 배석을 도와주는 예방적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뚜렷한 전립선결석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는 같은 전립선염이라고 해도 그 치료 방법이 다르다. 가끔 깜짝 놀랄 정도로 통증이 왔다 가는 것을 느낀다면 전립선염과 함께 그 뒤에 전립선결석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한의사 이정택